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구멍 - 천양희


많은 것을 잃고도 몸무게는 늘었다

언제부터 비명이 몸속으로 드셨나

근심을 밥처럼 먹고 병을 벗삼아

자란 비명들

많은 것을 잊고도 몸무게는 늘었다

언제까지 비명이 맘속으로 드셨나

우울을 우물처럼 마시고 불안을 벗 삼아

자란 비명들


잃었거나 잊은 것보다

더 큰 생의 구멍이 있을까 탓하지 말자